끽다거(喫茶去) 는 선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화두의 하나로 문자로 풀어보면 ‘차 한잔 마시라’는 뜻.
중국의 선승 조주선사는 수행자가 찾아오면 언제나 다음과 같이 물었다.
“혹 여기 와 본 적이 있는가?”
“아니,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차 한 잔 마시게.”
또 한 수행승이 찾아왔다.
“혹 여기 와 본 적이 있는가”
“네, 전에 한번 와 본 적이 있습니다.”
“아 그래, 그러면 차 한 잔 마시게.”
와 본적이 있어도 ‘차 한 잔’, 와 본적이 없어도 ‘차 한 잔’이었다. 이 쯤 되자 조주의 ‘끽다거’는 일약 유명한 화제가 되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이것이 무슨 뜻일까?
사실 젊은 수행승이 천리를 마다하고 조주선사를 찾아 왔을 때는 나름대로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무엇이 부처=진리입니까?” 그것이었다. 하지만 선의 세계는 언설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개구즉착(開口卽錯, 말하는 즉시 핀트가 어긋났다)’이라고 하듯이, 말(언어)을 하면 개념화되고, 그것은 곧 착(着)이 된다. 표현하는 그 순간 사어(死語, 死句=무의미한 언어)가 되기 때문이다.
‘다반사(茶飯事)’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선승들에게 차(茶)는 일상이다. 그 일상은 ‘유(有, 있다)’와 ‘무(無, 없다)’의 상대적 사유를 초월한 일상이며, 그것은 곧 평상심, 무심인 것이다.
다선일미(茶禪一味). 그건 그렇고. 조주선사가 내미는 이 ‘한 잔의 차’를 무심(無心)하게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마실 수 있다면, 그는 이미 좌선의 일은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알아차린 자는 깨닫는 거고, 모르는 자는 더 참구해야 한다. 거(去)는 어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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