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살라국의 왕자 라마
라마는 인도최고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주인공이다.
라마와 배우자 시타의 파란만장한 운명드라마는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신화다. 라마야나는 수많은 예술과 문학의 소재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인도인의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이 바로 라마인 것이다. 비슈누신화에서는 라마왕자가 바로 그의 화신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라마왕자의 스토리를 시작해보자.
코살라국의 다샤라타왕에게는 후사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그래서 왕은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렸다. 이를 지켜본 신들은 왕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앞으로 네명의 아들을 가질 것임을 예언한 것이다. 그동안 신계(神界)에선 커다란 환란을 겪고 있었다.
바로 랑카섬의 나찰왕(羅刹王)이 고행 끝에 괴력을 얻어 신들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들은 하는수 없이 또 비슈누신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이에 비슈누신은 바로 코살라국의 다샤라타왕에게 달려갔다.
한창 기도와 제사에 열중하던 다샤라타왕에게 비슈누신은 신주(神酒)를 주며 다짐을 했다. 항아리에 들어 있는 신주를 왕의 아내에게 마시게 하라는 것이었다. 비극의 발단은 왕의 아내가 하나가 아닌데 있었다. 하긴 이러한 가족구조는 파국과 몰락의 모멘트로 언제나 작용해 온게 인간세상이었다. 우선 신주의 절반을 첫 번째 아내가 마셨다. 그래서 비슈누신의 신성(神性)을 반이나 가진 라마왕자가 태어났다. 또 남은 신주의 절반을 두 번째 부인이 마셨다. 그랬더니 신성을 4분의 1가진 바라타왕자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세 번째 부인이 마셨다. 그러자 신성의 8분의 1을 가진 락슈마나왕자와 샤트르그나왕자가 태어났다. 이미 비극의 씨앗은 잉태된 것이나 진배없다.
우리의 주인공 라마왕자와 이복동생 락슈마나는 성인이 되자 브라만교의 승려가 되었다. 성자 비슈바미트라의 간청때문이었다. 아마도 당시의 풍속에 왕자의 출가는 흔한 일이었을 것이다. 악마퇴치로 주가를 높인 라마형제는 경이로운 무기를 선물받는다. 원반 차크라, 금강저, 삼지창 등 신출귀몰할 라마왕자의 소도구들이 등장한다. 라마왕자는 동생과 더불어 비데하왕국에 들르게 되었다. 원래 영웅설화에서 영웅들은 힘겨루기를 위해 순례와 고행을 하게 되어 있다. 이 왕국에는 전설의 강궁(强弓)이 있었다. 비데하왕국의 자나카왕은 만일 누구든지 이 강궁을 당길수 있다면 자신의 딸 시타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수많은 용사와 영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다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사실 활당기기 스토리는 그리스신화의 영웅 오디세우스일화에서도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영웅시험의 중요한 잣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라마왕자는 간단히 활시위를 당겨 부러뜨리고 말았다. 약속대로 왕은 딸 시타를 라마왕자에게 주었다. 이른바 라마와 시타의 드라마틱한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라마야나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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