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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諸行無常)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도 무상이 무엇인지는 안다. '세월이 무상하다'든가 '무상한 인생'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다. 이 때의 무상은 인생의 영고성쇠랄까, 이 세상 모든 현상의 필연적 변화를 나타낸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란 하나도 없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한번 발을 씻은 강물에 두 번 다시 발을 담글 수는 없다'고 했다. 강물도 흘러가고 나도 그만큼 변하기 때문에 설령 그 물에 다시 발을 담근다해도 그 때의 그것과는 같을 수는 없다. 이렇게 변하고 유전하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무상이 보다 실감나는 것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서다. 어제 웃으며 헤어진 친구가 오늘 부고를 보내왔다는 얘기는 흔하다. 부처님이 출가를 결심한 것도 유년시절에 있었던 어머니의 죽음이 동기 가운데 하나였다. 사문출유(四門出遊)의 전설은 이런 짐작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무상이라는 것은 '과연 그렇구나'하고 실감한다 해도 실제로는 절실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자신의 죽음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예외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나도 죽는다'라는 것은 누구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인간은 공포에 떨게 된다. 죽음은 이때 인간에게 무엇보다 큰 고통이 된다. 무상이 무상으로 인식되지 않는 곳에 고통이 있는 것이다. 이점이 불교가 제행무상을 통해 가르치고자 하는 인생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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