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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識)
범어 vijnana. 불교에서 말하는 오온(五蘊)의 하나로서, 사물을 인식․이해하는 마음의 작용.
식은 오온․십이처(十二處)․십팔계(十八界)․오위칠십오법(五位七十五法) 등, 존재의 여러 범주 중 어느 것에나 포함되는 기본적인 정신적 존재이며 불교의 기본적 개념의 하나이다. 인도철학의 여러 파는 대부분 불변불멸의 실체로서 자아(영혼)의 존재를 주장하고 자아는 인식과 행위의 주체이며 과보(果報)와 윤회(輪廻)의 향수자(享受者)라 하나, 불교는 자아의 존재를 부정한다.
불교에서 인식․행위․윤회의 주체가 되는 것이 식인데 이것은 불변불멸의 실체는 아니고 순간마다 생멸변화하면서 일생 동안 하나의 흐름으로 계속되는 의식이다. 유정(有情;의식있는 생물)이 해탈하지 않는 한 식은 다음 세상의 식을 낳아 전생하고 새로운 유정의 주체가 된다. 인식작용으로서 식은 개념적 인식이 주가 되나, 여러 가지의 지각에도 참여한다.
초기 불교 경전에서는 눈에는 안식, 귀에는 이식, 코에는 비식, 혀에는 설식, 몸에는 신식, 마음에는 의식이 각각 있다고 설명하여 눈은 단지 색깔과 모양을 받아들이기만 하고 안식의 작용으로 비로소 분별하는 구체적인 모양을 파악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식은 분별식이라고도 하는데, 이 식의 분별적 작용이 단계적으로 탐욕과 소유욕 및 살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켜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된다고 본다.
識의 산스크리트 원어의 접두어인 vi는 분리 혹은 분별의 의미로서 결국 중생들의 괴로움의 원인도 이것 저것을 분별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분별의 가장 원초적인 것이 자신의 고정적 존재에 대한 선입견으로, 불교철학적으로는 이 식의 개념을 도입하여 무분별의 경지로 나아가려는 시도이며 또한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이다.
불교 심리학이라 할 수 있는 구사학(俱舍學)과 유식학(唯識學)에서는 이 개념에서 출발하여 그 철학 체계를 세우고 있는데, 구사학의 단계에서는 심리과정의 분석을 통해 무아(無我)를 해명하려고 한 반면 유식학의 단계에서는 왜 유아(有我)에 집착하게 되는지 그 원인을 아뢰야식(阿賴耶識)과 말나식의 도입으로 해명하고 있다. 이때의 말나식은 폭포와 같이 흐르는 아뢰야식을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하여 윤회하게 된다는 자신에 대한 집착심의 근본적인 식이 되며 아마라식(阿摩羅識)은 평소의 온갖 감각 내용이 저장되어 흐르는 존재를 유지하게 하는 기초적인 식이다. 자신의 마음이 대상의 내용을 결정짓는다는 유식사상의 전개는 식의 의지처인 마음 밖의 대상의 존재성을 인정하지 않아 다른 철학파로부터 관념론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받으나, 근원적으로 중생들의 괴로움의 원인이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는 논리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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