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신 소마
소마는 동북쪽의 방위신이자 술의 신이다. 아울러 달의 신이기도 하다.
그리스신화로 하면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달의 신 아르테미스를 겸하고 있다고 보면 맞다.
우선 소마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소마는 인도에서 나오는 대황(大黃)의 일종이다. 이 소마풀을 돌로 으깨어 눌러 짜면 수액이 나온다.
이 수액에 물과 우유를 섞어 발효시키면 소마주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마주를 마셨을 때 극도의 환각과 도취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마는 각별히 중시되어 왔다. 말하자면 소마주는 일종의 마취제나 흥분제로 쓰였던 것이다.
나중에 군신(軍神) 인드라가 상용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인도사람들은 소마주가 용기와 활력을 준다고 생각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소마제(祭)의식이 성대하게 치러지기도 했다. 소마는 단순한 풀이 아닌 것이다. 심지어는 소마주가 수도승이나 구도자에게 정신적 해탈과 명상을 일으켜주는 것으로 믿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한때 미국의 히피들이 인도명상을 하면서 해피 스모크를 피기도 했다. 바로 소마가 대마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소마는 일종의 마약이었던 것이다.
이런 소마가 신격화되면서 술의 신 소마가 되었다.
풀 한포기가 신이 될 수 있는 나라가 인도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술의 신 소마가 달의 신까지 외람되게 겸직하게 되었을까.
우선 인도사람들은 달이 차고 기우는데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신들이 달이라는 그릇에 채워진 소마주를 마시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결국 소마는 달까지 점령해 버렸다.
소마신은 구리빛 몸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붉은 깃발을 단 3륜전차를 타고 다녔다.
이 3륜마차는 영양이나 혹은 열 마리의 백마가 끌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마신에게는 재미있는 불륜 스토리가 전해져 온다.
힌두교의 경전인 푸라나에 보면 어느새 소마신이 놀라울 정도로 격상되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심지어 브라만이나 성좌까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대단한 도약이요 비상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어느날 참람하게도 제관(祭官) 브리하스파티의 아내 타라를 넘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교묘한 말로 타라를 유혹해서 데려간 것이다.
브리하스파티는 사방으로 아내를 찾아 나섰으나 행방을 알길이 없었다.
보다못한 브라마신이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소마신은 중재안을 거절하고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마치 그리스신화의 트로이전쟁과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브리하스파티를 지지하는 영웅신 인드라군대와 소마신을 후원하는 마족(魔族)사이에 일대 전쟁이 벌어졌다. 전세는 팽팽한 가운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그러나 보다못한 타라가 원래 남편에게 돌아감으로써 전쟁은 끝난다. 하지만 이미 타라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 태어난 아들을 둘러싸고 소마신과 브리하스파티는 또다시 싸움을 벌였다.
서로가 자기 자식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한마디로 브리하스파티는 절색의 아내를 둔 덕분에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하지만 아들은 소마신의 소생이었다. 그때부터 이 아들은 달 종족의 시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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