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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루무루(有漏無漏)
불교 용어. 산스크리트로 유루는 사스라바(sasrava), 무루는 아나스라바(anasrava)이다. 루(asrava)는 더러움․번뇌라는 뜻이며, 따라서 본래 유루란 번뇌에 오염된 것, 무루는 번뇌에 오염되지 않은 것을 뜻한다.
사스라바(유루)라는 말은 원시불교성전(原始佛敎聖典)에는 드물게 나타나고, 소승불교(小乘佛敎)가 되고 나서 일반화되었다.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小乘部派의 하나)는 이것들을 이용해 일체법을 분류하고 유루․무루의 규정을 여러 가지로 발전시켰지만, 결국 4~5세기에 세친(世親)의《구사론(俱舍論)》에서 <사람이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그 사람의 마음에 번뇌가 늘어난다(隨增)면 이 대상을 유루법이라 하고, 늘어나지 않는다면 이를 무루법이라 한다>라는 규정으로 정립되었다.
이에 따르면 외계는 모두 유루법이고, 인간에 관해서도 범부(凡夫)의 마음과 몸은 모두 유루법이다. 또 부처같은 성자의 신체도 유루법이고(왜냐하면 석가모니의 몸을 보고 번뇌가 늘어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만 성자의 마음만이 무루법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에 반하여 부처를 초인화한 대중부(大衆部;소승부파의 하나)에서는 부처의 신체도 역시 무루법이라고 했다. 일체공(一切空)을 표방하는 대승불교에서는 유루․무루를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지만, 부처의 신체에 대해서는 대중부와 방법을 같이하고, 불신(佛身)은 불멸이며 무루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유루․무루의 규정은 후세에 이르러 부처관의 문제로 발전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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