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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

도끼의 명인 파라슈라마

by 정암 201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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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의 명인 파라슈라마


도끼의 명인 파라슈라마 스토리는 카스트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따르면 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가 무력으로 세상을 다스리던 시대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슈누신은 브라만계급 주도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화신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비슈누신은 브리다족의 성자 자마다그니의 아들 파라슈라마로 태어났다. 후일 파라슈라마는 도끼의 명인이 된다.


한편 자마다그니는 우연히 숲에 갔다가 카르타비리야라는 용감한 왕을 만났다.

착한 자마다그니는 왕을 초대해서 사바라라는 성스러운 암소에게 대접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불행은 이 암소가 마법의 소라는데 있었다. 소원하면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소를 성자는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속담에 자랑 끝에 불붙는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착한 성자는 그리 악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왕으로 하여금 악인이 되게 하고 말았다. 그래서 왕은 강제로 소를 빼앗아 돌아갔다. 하여간 낯선 사람에게 마법의 소를 보여준 성자에게도 불행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


신화는 인간사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마침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온 파라슈라마는 이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 그리고는 즉시 도끼를 들고 왕궁으로 쳐들어가 닥치는대로 휘둘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결국 소한마리 때문에 왕도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착한 성자는 아들을 칭찬하지 않았다. 어쩌면 성자는 암소를 왕에게 주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성자는 왕을 죽인 책임을 물어 속죄의 고행과 성지순례를 명했다. 이렇게 속죄의 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가 죽은 것을 알았다. 왕의 복수를 위해 왕자들이 성자를 죽인 것이었다. 


사실 성자는 바로 이러한 피로써 피를 씻는 이혈세혈(以血洗血)을 우려해서 아들을 내보낸 것이었다. 이에 격분한 파라슈라마는 아버지의 주검앞에서 크샤트리아에 대한 복수를 맹세했다. 이때부터 파라슈라마는 왕자들을 비롯한 크샤트리아를 완전히 전멸시켰다. 이후 그는 아버지의 성체를 비슈누신에게 바치는 성대한 희생제를 치렀다. 그렇게 한지 얼마 안되어 성자 자마다그니는 부활한 것이다. 


아마도 이 신화는 크샤트리아계급에서 브라만계급으로 사회주도권이 넘어가던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사회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한 신화창조는 대단히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권(武權)이 신권(神權)에 무릎꿇는 상징적 신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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