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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

돈오(頓悟)

by 정암 201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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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오(頓悟)

공부를 하여 깨치는 데도 당인의 근기를 따라 심천이 있으니 <차츰 차츰> 차서를 밟아 닦아가서 대각을 이루는 사람도 있고, 대번에 크게 깨치는 사람도 있다.

 

전자를 점수(漸修) 후자를 돈오(頓悟)라고 한다. 대개 이치로 말하면 깨치면 곧 원만자족한 본래의 자기를 아는 것이니 다시 더 닦아 증할 법도, 털어없앨 습기도 없는 것이다.

 

만약 깨친 후에 다시 증할 법이 있거나 털어 없앨 습기가 있다면 이것은 아직도 깨침이 두렷하지 못한 것이니 모름지기 용진하여 확철대오를 기약할 다름인 것이다.

 

그러나 이치에 있어서는 돈오면 곧 불이요 견해는 명백하나 이치 그대로 사사여일(事事如一)하기는 쉬운 것이 아니니, 현실에 처해서 자재하게 되려면 혹은 다시 더 닦아가는 것을 본다. 경의 말씀이 <이치인즉 몰록 깨닫는지라 깨달음을 따라 다 안다 하거니와, 사(事 - 다생 습기)는 몰록 제해지는 것이 아니니 차제를 인연하여 없어진다>하였고,

 

규봉밀(圭峰密) 스님은 <얼은 못(池)이 온전히 물인줄은 아나 양기를 빌어서 녹여야 하고, 범부가 곧 불인것을 깨쳤더라도 법력을 가직 위하여 닦아야 한다. 얼음은 녹여야 비로소 논에 물을대고 빨래도 할 수 있는것 처럼!> 한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이와같이 닦는 것을 오후진수(悟後進修) 또는 목우행(牧牛行 - 소를 먹인다)이라 한다.

 

돈오(頓悟) : 일순간에 깨닫는 것.

 

철학적으로는 인식의 순간적 전환을 뜻한다.

 

전미개오(轉迷開悟) 즉 미혹한 마음에서 지혜의 마음으로, 불행에서 행복으로, 유(有)에서 무(無)로, 집착에서 무집착으로, 중생의 마음에서 부처의 마음으로 전환되는 것이 돈오다. 그 순간 번갯불이 번쩍함을 느낀다고 한다.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에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지 실제로 번갯불이 번쩍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말한다면 그는 가짜다.

 

‘돈오(頓悟)’라는 말과 개념은 도생(道生, 355~434)이 처음 썼다. 그는 일찍이 돈오성불설과 천제성불설을 주장하다가 교계로부터 빈척을 당했다. 그 후 담무참에 의해 <대반열반경>이 번역됨으로서 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육조혜능 때에 와서 돈오사상은 대통신수의 북종선을 공격하는 최대 이념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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