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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향(食香)

by 정암 201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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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향(食香)

 명부에서는 무엇을 먹고 살까.
아무리 죄가 많아도 먹을 것은 주어가면서 심판할 것이다.
안주면 음식등짐이라도 끙끙거리며 짊어 지고 가야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바와 속세에서 아무리 떵떵거리고 살던 사람도 명부에서는 도로아미타불이다.

일단 죽어서 저승길에 오르면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대신 향(香)을 먹는다. 불교적 음식관이다. 그래서 열명길에 오른 나그네를 식향(食香)이라고 부른다.

왜 상가집에서 끊임없이 향을 피우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흔히 명문명벌(名門名閥)의 번영과 계승을 일러 ‘오래도록 향화(香火)가 끊어지지 않았다’라는 말을 쓴다.
선망조상(先亡祖上)을 받들지 못하는 가문은 명벌이 될 수가 없었다.

이렇듯이 향불은 망자(亡者)와 생자(生者)를 이어주는 영혼의 불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향을 피우는 절대적인 이유가 따로 있었다. 지금이야 사람이 죽으면 병원에서 장례를 치른다. 그러나 과거에는 거의가 집에서 치렀다. 그러다보니 더운 날엔 시신에서 악취가 풍겨 나왔다. 실인즉슨 이렇게 해서 향불이 등장한 것이다. 향불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아로마 세라피의 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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