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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선문(九山禪門)의 개창

by 정암 201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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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선문(九山禪門)의 개창

통일신라 후기에 접어들자 한국에는 선법이 전래되어 새로운 불교를 태동시켰다. 선은 중국에서 달마이래 종풍이 확립되어 종파로 성립 발전한 것으로 6조 혜능(慧能)에 이르러 남돈선(南頓禪)과 신수(神秀)의 북종선(北宗禪)으로 나누어졌다. 우리나라에는 북종선이 전래되었다는 흔적만 있을 뿐 그 자취를 알 수 없고 오직 남돈선 계통만이 크게 유포되었다.

남돈선을 처음으로 전래한 사람은 784년 입당(入唐)해 마조도일(馬祖道一)의 제자 서당지장(西堂智藏)에게서 심인(心印)을 얻어 귀국한 도의(道義)였다. 그는 귀국 후 선법을 크게 일으키려하였으나 당시 신라에서는 선을 이해하지 못하였으므로 설악산에 은거하면서 제자 염거(廉居)에게 법등을 전했다. 염거는 다시 체징(體澄)에게 법맥을 전했는데 그는 나중에 가지산문(迦智山門)을 개창 구산선문의 일파를 이루었다. 구산선문은 가지선문을 포함 홍척에 의한 실상산문(實相山門)․혜철(惠哲)의 동리산문(桐裡山門)․현욱(玄昱)의 봉림산문(鳳林山門)․도윤(道允)의 사자산문(師子山門)․범일(梵日)의 사굴산문(사 山門)․이엄(利嚴)의 수미산문(須彌山門)․무염(無染)의 성주산문(聖住山門)․도헌(道憲)의 희양산문(曦陽山門)을 말한다.

구산선문의 흥기는 교학(敎學)불교 일색이었던 한국불교를 선풍(禪風)으로 바꿔놓은 일대 전기가 되었다.

신라의 뒤를 이어 일어난 고려는 태조왕건 이래 진호국가(鎭護國家), 산천비보(山川裨補)의 사상이 크게 유행했다. 고려불교는 풍수도참의 속신(俗信)과 더불어 기복(祈福)과 양재(穰災)로 흘러 각종 법회가 범람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복양재와 법회남설의 와중에서도 고려불교는 민족의 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을 완성하고 승과(僧科)의 실시로 교단의 질적향상을 꽤해 의천(義天)․지눌(知訥)․태고(太古)와 같은 고승을 배출, 선(禪)과 교(敎)를 중흥시키기도 했다.

의천(義天:1055~1101)은 당시 불교계가 혼미해짐을 우려하여 교학(敎學)과 관행(觀行)을 함께 닦을 것을 강조했다. 합리적으로 교리를 이해함이 없이 종교적 체험만을 위주로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그 반대로 논리에만 치중하는 것도 불교의 이상을 실천하는데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지눌(知訥:1158~1210)은 중국에서 발전한 남종선을 그 사상적 근간으로 삼기는 했으나 전반에 걸쳐 폭넓게 공부하여 한국선(韓國禪) 확립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그는 선을 중심으로 하되 선과 교를 혼합하여 독특한 불교를 선양했다. 또 어떤 특수한 종파나 교리에 구애됨이 없이 불교의 진수가 되는 것은 자유롭게 수용하여 독자적으로 체계화시켰다.

이같은 지눌의 사상은 그의 선배인 원효와 의천이 지향하였던 종파불교 통합재창조의 노력을 계승한 것이다.

이밖에도 고려일대는 지눌의 뒤를 이은 혜심(慧諶),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一然) 등이 배출됐다.

고려일대의 불교는 교종과 선종이 각기 종파를 형성하여 종풍을 진작시켰는데 교종은 나말(羅末)이래 5종이던 것이 여말(麗末)에는 9종으로 늘어났다. 또 선종은 나말(羅末)이래 9산문파가 개창됐으나 의천이 천태종을 개창하고 선교(禪敎)의 융화를 꾀하자 그 교세가 약화되어 천태종에 흡수되지 않은 문파만 유지되었다. 그러나 말기에 이르러서는 다시 9개 문파로 갈라져 서로 대립과 경쟁을 일삼았다. 이 때 태고(太古)가 나와 사상적 통합을 주도하여 고려불교 혁신에 노력했다.

고려불교는 지나치게 왕실과 밀착해 많은 법회를 가짐으로써 많은 폐해가 일어났다. 사탑조영과 불사의 번다로 국가경제마저 곤핍해 했고 교단의 문란으로 승풍은 땅에 떨어졌다. 이같은 폐해는 이미 성종(成宗)때 최승로의 상소에 의해 지적된 후 그 시정을 요구하는 소리가 유자(儒者)들 사이에서 심심치않게 제기됐다.

관련글 : 구산선문(九山禪門)  봉림산문(鳳林山門) 동리산문 성주산문 실상산문
오교구산  수미산문  가지산문  사자산문 사굴산문 희양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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